오늘의 복음 묵상(루카 14,15-24)
연중 제31주간 화요일
로마 12,5-16ㄴ
루카 14,15-24
예수님 당대 유다인들의 관습에 따르면, 큰 잔치를 치를 때는 미리 초대합니다.
이때 사람들은 참석 여부를 밝히지요. 그러다 잔칫날이 가까워지면 손님들을 다시 초청합니다. 예를 갖추는 것이지요. 따라서 처음에 참석하겠다고 약속한 사람이 막상 잔치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알리면 주인에게는 큰 모욕이었습니다.
오늘 잔치에 초대받고도 막상 잔치에 오지 않은 이들은 유다인들을 가리킵니다.
그들은 하느님 백성으로 이미 간택되었으면서도, 정작 메시아이신 예수님을 배척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초대를 거절한 것이지요.
오늘날, 우리도 세례를 받음으로써 하느님 잔치에 이미 초대받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이 잔치에 참석하여 기쁨을 나누느냐 여부는 전적으로 우리의 행동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 역시 이런저런 핑계를 대서는 안 됩니다.
복음을 보면, 초대받은 사람들이 잔치에 참석하지 못하겠다고 둘러댄 핑계는 다양합니다.
밭을 샀기에, 소를 샀기에, 방금 장가를 들었기에 갈 수가 없다는 핑계입니다. 밭은 소유물을 뜻합니다. 소는 생활을 꾸려 나가기 위한 기술이나 직장을 뜻하지요. 장가를 든다는 것은 가정 중심의 생활을 뜻합니다. 물론 이 세 가지 모두,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이 세 가지가 중요하더라도
하느님을 따르는 것보다 결코 앞설 수 없다는 것이 오늘 복음의 말씀입니다.
하느님의 잔치에 참여하여 기쁨을 나누는 것을 우리 삶에서 가장 우선시해야 하겠습니다.
- 서울대교구 김 준철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님 강론 글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