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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날의 일기 / 이 해인 수녀
까치산
2024. 7. 22. 10:37

♣비 내리는 날의 일기♣
- 이 해인 수녀 -
너무 목이말라 죽어가던
우리의 산하
부스럼난 논바닥에
부활의 아침처럼
오늘은 하얀 비가 내리네
어떤한 음악보다
아름다운 소리로
산에 들에
가슴에 꽃히는 비
얇디 얇은 옷을 입어
부끄러워하는 단비
차갑지만 사랑스런 그 빰에
입맞추고 싶네
우리도 오늘은
비가 되자
사랑없이 거칠고
용서 못해 갈라진
사나운 논길 거두고
이 세상 어디든지
한 방울의 기쁨으로
한 줄기의 웃음으로
순하게 녹아 내리는
하얀비 고운비
맑은 비가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