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도 할 일이 있다♣
그 새는 "자기"에 대해 절망하고 있었다.
참새처럼 날렵하지도 못하고,
꿩처럼 아름답지도 못하고,
독수리처럼 용맹스럽지도 못하고,
그리고 부모로부터 내쫓김을 당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늘 웅크리고 있는 그를 이웃들은
별 볼일 없는 새라고 천대를 했다.
그는 용기를 내어 솔개 사제를 찾아갔다.
그의 푸념을 낱낱이 들은 솔개 사제가 말했다.
"당신처럼 생각한다면 풀 한 포기도
살아 뭐 하겠느냐고 하겠지요.
그러나 보십시오.
하잘 것 없는 풀잎도 풀무치의 집이 되어 줍니다.
빈 조개 껍질 또한 쓸모가 없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그들도 고기 새끼들의
둥지가 되어주기도 합니다.
저기를 보십시오.
저 실낱 같은 여린 나뭇가지 끝도
눈 한 짐을 지고 있지 않습니까."
그 새는 그날 돌아와서 이 숲과 저 숲을
훨훨 날아다니며 노래를 불렀다.
젊은이 두 사람이 숲을 지나가다 이 노래를 들었다.
"저렇게 아름답게 노래하는 새 이름 알아?"
"알지, 휘파람새야."
- 정 채봉님의 '참 맑고 좋은 생각'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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