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기억♣ - 방 경희 - 여름이면 평상 하나가 할머니와 할아버지 나의 밥상이었다 빡빡한 된장에 호박잎을 푹 적시고 풋고추를 댕강 베어 먹던 그 소박한 밥상이 참 좋았다 우물물 한 바가지를 길어 달아오른 발을 씻으면 온몸의 더위가 스르르 풀리던 그 여름은 어디로 갔을까 달님이 내려다보는 계곡에서 첨벙첨벙 멱을 감으며 웃음꽃을 피우던 여름밤 모깃불을 피워 모기를 쫓아내고 불씨에 감자를 묻어 익혀 먹고 풋콩을 까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던 시간 그 시절의 여름은 웃음소리로 흘러갔다 이제는 그 모든 풍경이 아득한 세월 너머로 멀어졌지만 눈을 감으면 모깃불 냄새도 계곡 물소리도 감자와 풋콩의 구수한 맛도 아직 내 기억 속에서는 어제 일처럼 살아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