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길♣ - 정 정민 - 바람 부는 봄에는 연록의 잎이 돋고 가을바람에는 그 잎이 붉다 산새가 울적마다 지는 잎이 운동장에 걸린 만국기처럼 산길에 휘날리면 그 잎보다 붉은 볼로 수줍은 첫사랑이 가던 노란 벼들이 차마 다 보지 못하던 푸른 하늘 잠자리 가득하여 그 하늘이 호수가 되었던 부드러운 풀 숲길 달그림자 길게 늘어진 사립문 넘어 구부러진 담벼락 감나무 서있는 좁은 골목길 아파트 창문으로 보이는 전경 속에 다 들어있어 전설처럼 희미한 추억 따라 마음은 벌써 그곳에 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