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활 제5주간 화요일
사도행전 14,19-28
요한 14,27-31ㄱ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는 다르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는 다르다.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마라.”
예수님이 주는 평화와 세상이 주는 평화는 어떻게 다릅니까? 잠시 묵상해 보겠습니다.부활한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첫 번째 건넨 말씀이 “여러분에게 평화가 있기를!” 이었습니다. 어느 선생님은 이 장면을 두고 일컫기를, “예수님이 참 생뚱맞다”고 표현했습니다.두려워 떨고 있는 제자들에게 갑자기 나타나셔서 “깍꿍, 놀랬제?”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느끼셨는가 봅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평화’의 의미를 이해하고 나면, 그렇게 생뚱맞게 느끼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1. 일반 사람들은 ‘평화’라는 단어를 ‘전쟁이나 다툼, 고통이 없는 상태’를 일컫는 말로 사용하지만, 예수께서는 ‘고통 가운데서도 누리는 기쁨이나 자유로움’을 지칭할 때 ‘평화’라는 단어를 사용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고통 가운데서도 평화를 누릴 수 있을까요? 그것이 가능할까요? 예, 가능합니다. 어머니께서 자녀를 위해 빨래하고 밥할 때 힘들지만 흐뭇해하지 않습니까. 아버지께서 가정을 위해 야근할 때 힘들지만 가족의 행복을 생각하며 뿌듯해하지 않습니까.
사랑은 때때로 고통을 동반하지만, 기쁨을 선사합니다.
나아가 순교자들의 증언을 생각해 보면, 고통 중에서도 평화로울 수 있음을 알게 됩니다.예수님은 우리들에게 고통을 초월하는 길을 가르쳐주신 게 아니라,고통 가운데서도 누릴 수 있는 ‘평화의 길’이 있음을 가르쳐주셨다고 봅니다.
2. 또 일반 사람들은 어떤 일을 성취했을 때 평화를 누립니다.
시험을 잘 쳤다거나, 사업에 성공했다거나, 다른 사람보다 앞서나갈 때 크게 기뻐하지요.물론, 이런 기쁨과 평화는 그리스도인들도 똑같이 느낍니다만, 다른 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의 그림자와 화해하고 나서 무척 평온해 합니다.다른 사람들을 앞서 나가지 않아도, 때때로 일이 잘 풀리지 않아도 기뻐할 줄 압니다.그것은 자신의 결점과 화해했기 때문인데, 이런 화해는 자신이 누군가로부터 사랑받고 있음을확신할 때 이룰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들에게 자비로우신 하느님에 대해 알려주셔서 우리가 비록 결함이 많지만 그 자체로 사랑받고 있음을 깨우쳐주셨습니다.
부모로부터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는 어린이들이 자신의 부족함에도 불구하고마냥 기뻐 뛰놀 수 있는 것처럼,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에게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씀하셨지요.
3. 끝으로,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화는 하느님과 온전히 일치했을 때 주어지는 평화입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일을 행할 때 주어지는 당당함. 비록 산이 가로막고 강이 펼쳐져 있어서 제 갈 길을 못 간다 하더라도 의기소침해하지 않는.. ‘하느님의 뜻은 이루어지고야 만다’는 그런 당당함과 편안함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일반 사람들이 말하는 ‘평화’는 찰나적이고 소수의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것인데 반해,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평화’는 항구적이고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는 평화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좋은 길이 있었기 때문에 예수님은 공생활 시초부터 부활하고 나서도 한결같이 “여러분에게 평화가 있기를!”하고 인사하셨습니다.
미사 때마다 주고받는 평화의 인사에는 이런 의미가 담겨 있다고 봅니다.
“자신의 그림자와 화해하시고, 고통 가운데서도 평화롭기를 기원합니다.하느님과 온전히 일치하시고, 하느님께 사랑받고 있음을 명심합시다.” 미사 중에 사제와 평화의 인사를 나눌 때, 교우분들과 평화의 인사를 나눌 때 ‘평화’의 의미를 되새겨보시고, 생뚱맞다는 생각보다는 참으로 그러하기를 기원해 봅시다.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주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주는 것이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는 다르다.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마라.” 아멘.
- 대구대교구 박 비오 신부님 복음 묵상 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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