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묵주 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요나4,1-10
루카10,38-42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자매, 마르타와 마리아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마르타가 많이 억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르타는 예수님을 집으로 모셨고, 시중드느라 이리저리 분주하였습니다. 반면에 마리아는 그저 예수님의 발치에 앉아 그분의 말씀을 듣고 있었습니다. 자매의 이러한 상반된 모습은 예수님을 중심으로 강한 대조를 이룹니다.
루카 복음사가가 전하는 마르타의 모습은 주도적으로 보입니다.
그녀는 예수님을 자기 집으로 모셔오고,나서서 갖가지 시중을 들며 그분을 극진히 모십니다. 그런데 마리아는 어떠하였습니까? 마리아는 이 장면에서 한마디 말도 하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듣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마르타는 예수님을 목적어로 삼고 있지만, 마리아는 예수님을 주어로 삼고 있습니다.
복음은 두 자매의 뒷이야기를 우리에게 전해 주지 않습니다.
다만 이 장면을 바탕으로 유추해 보면, 마르타는 ‘나는 예수님을 우리 집에 모셨어!’라고, 마리아는 ‘예수님께서 내게 말씀하셨어!’라고 전혀 다르게 반응하였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둘 다 예수님과의 만남을 전하지만, 마르타는 자신이 주체가 되고, 마리아는 예수님을 주체로 모시는 것이지요.
문득 미사 참례 뒤에 우리는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에 생각이 미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내게 말씀을 들려주시고, 당신 몸을 내어 주셨어.”라고 하는지, 아니면 “오늘 나는 미사에 다녀왔어.”라고 하는지 말입니다. 예수님이 아닌 ‘나 자신’을 첫자리에 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 봅니다.
우리가 신앙을 가지고, 미사에 참석하고, 성당에서 활동하는 모든 것의 첫째 이유는 바로 ‘예수님’입니다!
이 사실을 잊는 순간, 우리도 예수님 말씀을 듣는 것을 그 무엇보다 앞세우는 사람들을 못마땅해 하는 마르타의 모습이 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 인천교구 박 형순 바오로 신부님 복음 강론 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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