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리아 따라 길을 나서며♣
새해 새날을 처음 만난 순간
긴 여정의 시작을
부신 눈으로 경탄하며
설렘 안고 열었으면 좋겠습니다.
삼백예순다섯 날을
단출한 차림으로
마리아 따라 길 떠나야 할 것 같은
두근거림이
한가득 맘 속을 걸어 다녔으면 좋겠습니다.
그 다음엔 익히 묵혀 온
낡은 모습 밀어내고
눈 어두워 채 만나지 못한
말간 마음 하나 조심히 꺼내
반가웁게 다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해마다 고맙고
변함없이 오는 새해 새날을
다시 받으며
염치없이 낡은 날들 슬그머니 내어놓고
마음 여며 한 새 약속과
자리를 바꿉니다.
이제는 쉬이 허물어지지 않게
어설피 흐트러지지 않게
앞뒤 단단히 살피며
길 나설 채비를 합니다.
머리는 차갑게
마음은 뜨겁게
발걸음은 또박또박 가벼이
마리아 따라 하늘길 향해 첫걸음을 뗍니다.
그리하여 아픈 세상 한복판을 지나갈 때
작은 빛 한줄기 나누고
너나 할 것 없이 힘겨운 이들
쉬어가는 맑은 강물 같은
길동무였으면 좋겠습니다.
- 최 인형 마리 시메온 수녀
노틀담 수녀회 -
'좋은글 > 영상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석양(夕陽) / 정 연복 (1) | 2026.01.04 |
|---|---|
| 새해 아침 / 이 성진 (1) | 2026.01.03 |
| 새해 새 아침 / 이 해인 수녀님 (0) | 2026.01.01 |
| 떠나는 12월 앞에서 / 윤 보영 (1) | 2025.12.30 |
| 12월의 숲 / 황 지우 (3) | 2025.12.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