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중 제2주간 수요일
1사무17,32-33.37.40-51
마르코 3,1-6
"안식일은 무행(無行)이 아니라 선행(先行)의 날이다."
안식일을 거룩히 지키는 일(창세 2,2-3; 탈출 20,8-11)과 할례를 받는 일(창세 17,10-11)은 하느님께 대한 유다인들의 가장 중요한 신앙행위의 지침들이다.
동시에 이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신앙심을 저울질하는 종교적 기준이 되기도 한다. 물론 이 사람들이 이 지침들을 글자 그대로 지키는 데는 문제가 없다.
문제는 늘 불쌍하고 없는 사람들에게 이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다.
앞서간 복음에서는 예수의 제자들이 밀이삭을 자르는 행동으로 안식일법을 어겼고, 오늘은 예수님 스스로가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고쳐주심으로써 안식일법을 어기신다.물론 바리사이파 사람들 편에서 보았을 때 치유의 행위가 범법(犯法)이 되나 예수님 편에서 볼 때는 는 아니다.
우리는 앞서간 복음을 통하여 안식일에 대한 새로운 두 가지 법칙을 발견하였다.
첫째는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은 아니다.”(2,27)는 것이고,
둘째는 “사람의 아들이 또한 안식일의 주인이다.”(2,28)는 것이다.
오늘 복음의 치유기적은 원래 따로 전해오던 것을 마르코가 의도적으로 이 자리에 배치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 이유는 예수와 그 반대자들인 바리사이파 사람들과의 논쟁을 일단락 짓기 위해서이다. 물론 논쟁의 일단락은 예수에게 불리하게 진행된다. 반대자들이 예수를 제거하려고 결의하고 그 작업에 착수하겠기 때문이다.(6절) 예수께서는 사태가 자신에게 불리하게 진행되더라도 안식일의 진정한 의미와 뜻을 밝히려 하신다. 예수께서는 당신이 선포하신 안식일에 대한 새로운 법칙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려 하시는 것이다.
안식일법을 지킨다는 것은 이 날을 거룩하게 하는 것이다. 천지창조의 완성의 날인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낸다는 것이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유다인들은 안식일을 거룩하게 하는 것을 이 날에 금지된 일을 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했다.이런 생각이 예수께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그래서 예수께서는 당신을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에게 반문하신다.
안식일에 착한 일을 하는 것이 옳은가? 악한 일을 하는 것이 옳은가? 사람을 살리는 것이 옳은가? 사람을 죽이는 것이 옳은가?
이는 다소 과장된 표현이기도 하다. 혹자는 예수께서 굳이 안식일법을 어기지 말고, 안식일을 피해 다른 날을 택하여 좋은 일을 하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루카 13,14 참조) 그러나 꼭 알아두어야 할 점은 예수께 있어서 내일은 없고, ‘지금’과 ‘여기’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예수께서는 안식일과 좋은 일을, 안식일과 사람을 살리는 일을 서로 연결시키려는 의도를 가지고 계시다는 것이다.
어제 복음에서도 밝혔지만 하느님께서 엿새 동안 세상을 창조하시고 이렛날에 모든 일에게 손을 떼고 쉬셨다(창세 1,2)고 해서 이렛날을 무위도식 하는 날로 생각하면 착각이다.
이 날은 창조의 완성을 의미하는 날이기에 거룩한 날이고 다른 날보다 복이 많은 날이다. 이 날이 유다인들에게는 토요일이지만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예수께서 부활하신 주일이다. 따라서 이 날은 죽은 무행(無行)의 날이 아니라 살아있는 행위의 날, 선행(善行)의 날이 되어야 한다.
예수님의 사명의 핵심은 바로 ‘생명을 주는 일’, ‘사람을 살리는 일’에 있다.
이들 일은 안식일에 더욱 더 행해져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내 것만 챙기고 나만 살자고 하는 행위는 안식일의 정신에 절대적으로 어긋난다. 예수께서는 스스로 죽임을 당할 줄을 내다보시면서까지 안식일에 다른 사람을 살리시는 뜻을 우리 마음에 새겨야 할 것이다.
- 부산교구 박 상대 마르코 신부님 복음 강론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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