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중 제18주간 금요일(성 도미니코 사제 기념일)
신명기 4,32-40
마태오 16,24-28
우리에게는 저마다의 십자가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 눈에는 대단한 영광처럼 보일지라도, 적어도 그에게만은 피하고 싶은 십자가일 수 있습니다. 모든 이가 인정하는 영광의 십자가라면 내심 뿌듯한 마음으로 기꺼이 지겠지만, 속내 모르는 이들의 질투 어린 시선을 받으면서까지 짊어져야 하는 십자가는 말 못 할 고통을 낳기도 합니다.
자연스럽게 주님께 여쭙게 됩니다,
이것이 ‘제가 지고 가야 할 십자가’인지. 그러고는 주님께 용기를 청합니다, 이 길을 기쁘게 걸을 수 있게 해 달라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다른 사람의 십자가가 아니라 자신의 십자가를 지라고. 다른 사람의 십자가를 바라보다가 자신의 십자가를 팽개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라고.
십자가는 무엇보다 나와 하느님의 관계입니다.
다른 이를 의식하는 한 십자가는 빛을 잃고 맙니다. 다른 이가 인정하는 십자가만을 고집한다면 그것은 한낱 자신만의 영광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나의 십자가를 바라보며 그 십자가를 이해하고, 주님께서 나를 지켜보시듯 말없이 나의 등을토닥이며 격려해 주는 소중한 벗들을 떠올립니다.벗들의 십자가를 보며 그들의 외로움과 괴로움을, 그들의 아름다운 결단을 나 또한 소중히 여기고 보듬으려고 노력합니다. 주님께서 그렇게 하시듯이.
저마다 짊어진 십자가는 달라도 서로 이해할 때, 우리는 하나가 됩니다.
내가 나의 십자가로 힘들어하는 바로 그 순간이 어쩌면 나의 십자가와 벗들의 십자가와 주님의 십자가가 하나가 되는 아름다운 시간일 것입니다.
- 서울대교구 김 상우 바오로 신부님 복음 강론 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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