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죄 없이 잉태된 ‘하느님의 어머니’ ◐
성모 마리아 (상)
민이 : 세라 자매님! 거기서 뭐하세요?
세라 : 안녕하세요, 형제님. 성모상을 바라보고 있었어요.
민이 : 성모상에 뭐가 묻었나요?
세라 : 아뇨. 성당에 들어오면서 성모상에 인사를 했는데요.
저 말고도 들어오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성모상에 인사를 하더라고요.
가만 생각해보면 우리는 하느님 믿는 신자인데,
왜 성모상에 절을 할까요?
민이 : 그러게요. 다들 그렇게 하니까 저도 따라 해왔는데,
왜 그런지 설명을 할 수는 없네요.
저기 계신 주땡 신부님께 여쭤볼까요?
세라 : 그래요, 신부님~!
주땡 : 찬미예수님! 두 분 목소리가 하도 커서 저도 다 들었어요.
자매님 이야기처럼 가톨릭은
성모 마리아를 믿는 종교가 아니라
삼위일체 하느님을 믿는 종교예요.
그러면 왜 우리는 성모상을 성당 앞에 두고 인사를 할까요?
세라 : 글쎄요.
교회가 성모님을 특별히 더 존경하고 공경하기 때문일까요?
주땡 : 맞아요. 우리가 성모상을 만들고 인사하는 것도
성모님 믿음을 기억하고 본받자는 뜻이겠지요.
형제님, 만약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존경하는 위인을 꼽으라면
누구를 택하시겠어요?
민이 : 저는 이순신 장군을 꼽겠습니다.
주땡 : 아마 가톨릭 역사 안에서 가장 위대한 인물,
즉 성인을 이야기한다면 두 말 할 것 없이
‘성모 마리아’가 아닐까 싶어요.
이유는 여러분들이 더 잘 아시겠죠?
세라 : 예수님을 낳은 분이라서요?
주땡 :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실 때 어머니 역할을 하셨고,
또 예수님 구원사업의 가장 훌륭한 협력자셨죠.
우리는 성모님을 가리켜 ‘충실한 믿음의 모범’이라고 하지요.
자매님, 성 베드로 대성당에 있는 피에타(pieta) 상 아시죠?
세라 : 마리아가 아들 예수님의 시신을 안고 있는 조각상 말이지요?
주땡 : 그래요. 시신을 안고 있는 마리아를 보면 얼굴이 아니라
앞을 바라보고 있어요.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죽은 아들의 얼굴을 바라볼 텐데요.
아마도 미켈란젤로는 아들에게 집착하지 않고 늘 마음 속 깊이
주님의 구원사업을 간직했던 마리아를 표현한 것 아닐까요?
참고로, ‘피에타’는 이탈리아어로 ‘충실한 믿음’이라는 뜻이지요.
세라 : 그래서 우리가 성모님께 기도하는 건가 봐요.
주땡 : 만약 아버지가 엄격한 집이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아버지에게 부탁할 일이 있으면 아무래도 아버지에게
바로 이야기하기보다는 어머니에게 도움을 요청하겠지요?
마찬가지로, 우리가 하느님께 바로 기도해도 되겠지만,
친근한 성모님께 도움을 청함으로써 더 좋은 것을 받고자 하는
것이죠. 그런 마음에서 기도하는 것 아닐까요.
[가톨릭신문,2015년 5월 10일 교리 지도 주요한 신부(오천고 교목실장),
정리 우세민 · 이나영 기자]
- 가톨릭 사랑방 catholicsb 에서 옮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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