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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나무/ 정 형근

까치산 2024. 8. 23. 09:49

 

 

♣여름 나무♣



                                 -  정 형근 -

 
초록빛 침묵 
가녀린 숨결
곰지락곰지락 손가락 헤며
여름날의 추억을 읊조리고 있습니다 


숲속 향기가 
사색하는 산책로
청춘의 혈기는 
몸통을 감싸고
우람한 다리는 
울창한 그늘로 솟아오릅니다 


사랑의 속살로 
빚어진 색채
마법의 머릿결은 짙어만 지고
서성이는 순환의 계절 속으로
오밀조밀 꽃을 피웁니다 


햇살을 외면하고 싶은 마음
치맛자락 길게 늘어놓은 채
노을빛 그늘로 숨어버린 그대 


시리도록 파란 하늘 바라보며
미소 띤 얼굴 
가득한 설레임
생존의 침묵은 
사랑의 결실로
쉬어감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