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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이 문을 열면 / 용 혜원

♣그리움이 문을 열면♣                                         - 용 혜원 -   그리움이 길을 만듭니다   그리움이 문을 열면   굳게 닫아 놓았던 마음에 빗장도 열려   그대에게로 가는 길이 보입니다   그리 멀지도 않은데   우두커니 서서 바라만 보며   온 몸에 돋아나는 그리움의 태엽만   힘겹게 감았다 풀었다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리움이 문을 열면   보고싶은 그대가 내 마음에   겹겹이 들어 와 박혀   가슴은 뛰고 설레임으로 가득해집니다   슬프게 뛰던 심장에   그리움이 자꾸만 박동치는데   한 발자국도 다가갈 수가 없습니다   온 하늘로 번져가는 보고픔에 날개를 달고   그대에게로 단 숨에 날아간다 하여도   아무도 막지는 못할 것입니다.

좋은글/영상시 2025.02.04

언제나 깨어있는 저 새벽 별처럼

♣언제나 깨어있는 저 새벽 별처럼♣    연초에 나는 약 열흘간 연례 피정을 하였다.  다시 새로운 1년을 살아가기 위한 재충전의 시간,  일상 소임에서 완전히 떠나 오직 기도에 전념하고 하느님과 나, 공동체와 나, 이웃과 나, 나와 나의 관계를 성찰하며 침묵 가운데 머무는 시간을  수녀들은 설렘 속에 기다리며 새해를 연다.  안으로 마음을 모을수록 기쁨이 스며들고 발견할 것이 많은 이 내적 순례를 나는 종종 ‘보물섬’이라고 부른다.   평소엔 잘 안 보이던 것,  안 들리던 것, 안 느껴지던 것들이  피정 동안은 좀 더 잘 들리고 잘 보이고  아주 예민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늘과 바다의 푸른 빛깔, 새소리, 바람소리도  새로운 감동으로 다가오고  수도원에 함께 입회한 동료들의 주름진 얼굴과  ..

좋은글/명상 2025.02.04

인간의 정(情)이란 무엇일까?

♣인간의 정(情)이란 무엇일까?♣   한평생 살아가면서 우리는 참 많은 사람을 만나고 참 많은 사람과 헤어진다. 그러나 꽃처럼 그렇게 마음깊이 향기를 남기고 가는 사람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주고 받음을 떠나서 사귐의 오램이나 짧음의 상관없이 기쁘면 기쁜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또 아쉬우면 아쉬운 대로 그렇게 소박하게 살다가 미련이 남더라도 때가 되면 보내는 것이 정이 아니던가! 대나무가 속을 비우는 까닭은 자라는 일 말고도 중요한 게 더 있다고 했다. 바로 제몸을 단단하게 보호하기 위해서 대나무 속을 비웠기 때문에 어떠한 강풍에도 흔들릴 지언정 쉬이 부러지지 않는다고 한다. 며칠 비워둔 방안에도  금세 먼지가 쌓이는데 돌보지 않는 마음  구석안은 오죽 하겠는가 마음을..

오늘의 복음 묵상( 마르코 5,21-43)

연중 제4주간 화요일 히브리 12,1-4        마르코 5,21-43 오늘 우리는 회당장의 딸을 살리시고 하혈하던 부인을 고쳐 주신 이야기를 듣습니다.액자처럼 구성된 두 이야기는 모두 믿음을 강조합니다.  예수님께 딸의 치유를 청하며 소개되는 인물은 ‘야이로’라고 불리는 회당장입니다.야이로는 히브리 말로 ‘빛을 주신다’ 또는 ‘빛을 밝혀 주신다’는 의미를 가집니다(민수 32,41 참조).그의 이름은 오늘 복음에서 매우 상징적인 구실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병으로 이미 죽은 회당장의 딸을 되살려 주십니다. 이 이야기에서 강조되는 것은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여라.” 이 말씀은 두려울 수밖에 없는 죽음 앞에 있는 이들을 위로하면서 동시에 죽음도 넘어서는 믿음을 강조합니다.하혈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