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영상시

아카시아/ 이 은서

까치산 2025. 5. 18. 10:41

 

 

♣아카시아♣

 
                               - 이 은서 -


문득 그 아카시아꽃들을 보러간
이유를 생각했네
반쯤 접힌 오월 사이로
혼자 걷기엔 너무 헐거운 길을

 
어쩌다가 떨어지는 흰 꽃잎들조차
내 어깨를 건드리는 그대 손길인가


숲에는 벌들조차 
사랑을 나누느라 잉잉거리고
바람 불 때마다 
한껏 내어뿜는 아카시아의 입김
살갗을 뚫고 들어오는 
이 강렬한 희디흰 빛

 
누군가가 그리운 마음을 숨기듯
여린 가지 끝에서 가볍게 아주 가볍게
새 한 마리 하늘을 날으면

 
버리지 못한 욕심들이 꽃잎처럼
후두둑 떨어져 내리네

 
바람 불 때마다 환하게
꽃잎을 떨구는 나무

 
나이를 먹고 세상을 산다는 것
사랑한다는 것
마음을 비워간다는 것에 대해
생각했네.

'좋은글 > 영상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억이란 / 용 혜원  (0) 2025.05.20
봄비에게 / 이 해인 수녀  (0) 2025.05.19
5월의 기도 / 작자 미상  (0) 2025.05.17
오월 / 이 찬용  (2) 2025.05.16
봄비 오는 날의 소묘(素描) / 藝香 도 지현  (0) 2025.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