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비♣
- 오 광수 -
가을비는 연민이다
이루지 못한 사랑에 대한 아쉬움이자
더 머물 수 없는 청춘에 대한 회환이다
가을비는 또 간이역에 잠시 쉬고 있는
완행열차다
서둘러 갈 필요 없다는 뜻
느릿느릿 간이역을 떠나면서 한숨 같은
기적소리를 울리는 완행열차의 쓸쓸한
뒷모습을 닮았다
때로 가을비는 반란이다
마음속에 잠자고 있던
울컥하는 뜨거움을 불러내서
슬픔의 물결이 억새처럼 일렁이게 한다
밤새 수런거리는 슬픔에 못 이겨
어디론가 떠나고 싶게 하고,
애써 잊고 달려왔던
세월들을 송두리째 지워버려
혼란스럽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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