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답다♣
봄에는 산과 들에 온갖 꽃이
아름답게 피어납니다.
꽃만 아름다운 게 아니라 봄철에
새로 움트는 새싹들도 참 아름답습니다.
새싹들은 여름에 무성해지다가
가을이 되면 단풍이 들고 결국은
가랑잎이 돼서 떨어집니다.
이 모습을 보면서 흔히 '떨어지는
가랑잎이쓸쓸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과연 떨어지는 가랑잎이
쓸쓸한 걸까요? 아닙니다.
바로 그걸 보는 내 마음이 쓸쓸한 거예요.
가랑잎을 보면서 '찬란했던 내젊음도
저 가랑잎처럼 스러져가는구나.'하고
나이 들어가는 내 인생을 아쉬워하는 겁니다.
봄에 피는 꽃, 새싹만 예쁠까요?
가을에 잘 물든 단풍도 무척 곱고 예쁩니다.
봄에 꽃놀이를 가듯이 가을에는 단풍을
보기 위해 단풍놀이도 많이 가잖아요.
아무리 꽃이 예뻐도 떨어지면 아무도
주워 가지 않지만, 가을에 잘 물든 단풍은
책 속에 고이 꽂아서 오래 보관도 합니다.
우리의 인생도 나고 자라고 나이 들어가는데,
잘 물든 단풍처럼 늙어가면 나이 듦이
결코 서글프지 않습니다. 자연이 변화하듯
편안하게 늙어가면 그 인생에는
이미 평화로움이 깃들어 있습니다.
그렇듯 아름답게 물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등바등 늙지 않으려면 욕망을 내려놓고
나이 들어가는 것을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어야합니다.
'노후를 아름답게 잘 마무리 지어야겠다'는
생각마저도 없이 변화에 순응하는 겁니다.
나이 들면 드는 대로, 늙으면 늙은대로,
병이 나면 병나는 대로, 머리가 희어지면
희어지는 대로,
주름살이 생기면 주름살이 생기는 대로,
또 아파서 걸음걸이가 불편하면,
그동안 많이 부려먹었으니까 고장날 때가 됐지.
'하면서 받아들이는 거예요.
자기에게 주어진 처지를 받아들인
사람의 얼굴은 무척이나 편안합니다.
그러면 다른 사람들도 '저분은 나이 들어도
참 밝고 당당하게 사는구나.' 여깁니다.
그런 모습이 바로 잘 물든 단풍이 아름답듯이
늙음이 비참해지지도 않고 초라해지지 않고
순리대로 잘 늙어가는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 법륜스님 인생수업 중에서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