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노래♣ - 김 용택 - 해 넘어가면 당신이 더 그리워집니다 잎을 떨구고 피를 말리며 가을은 자꾸 가고 당신이 그리워 마을 앞에 나와 산그늘 내린 동구길을 하염 없이 바라보다 산 그늘도 가버린 강물을 건넙니다 내 키를 넘는 풀들을 헤치고 강을 건너 강가에 앉아 헌 옷에 붙은 풀씨들을 떼어내며 당신이 그리워 눈물 납니다 못견디겠어요 아무도 닿지 못할 세상의 외로움이 마른 풀잎 끝처럼 뼈에 스칩니다 당신에게 가 닿고 싶은 내 마음은 저문 강물처럼 바삐흐르지만 나는 물 가버린 물소리처럼 허망하게 빈 산에 남아 억새꽃만 허옇게 흔듭니다 해 지고 가을은 가고 서리 녹던 내 마음의 당신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