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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복음 묵상(마태오 14,13-21)

까치산 2024. 8. 5. 10:14

 

 

연중 제18주간 월요일

예레미야  28,1-17       
마태오 14,13-21

"작은 것을 나누고자 할 때 하느님께서 도구로 삼으심"

 
요한복음 사가는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 빵을 많게 하신 기적 이야기를 전하면서 많은 군중이 예수를 따라갔다고 합니다.
이들이 예수님을 따른 것은 예수님께서 병자들을 일으키는 표징들을 보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 군중은 예수님의 놀라운 능력을 바라보면서 예수님께 대한 저마다의 기대를 가지고 예수님을 찾아 왔습니다. 그들은 예수님께 어떤 기대를 가지고 있었는지 생각해 봅니다.

우리 신앙인들 역시 예수님을 따라 나선 자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왜 찾아 왔고, 예수님에게 어떤 기대를 걸고 있는지 생각해 봤으면 합니다. 군중은 빵을 많게 하신 기적을 체험한 후 예수님을 억지로 모셔다가 임금으로 삼으려 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러한 군중을 피해 혼자 산으로 물러가십니다. 예수님은 당신의 활동에 대한 군중의 오해를 원하지 않으셨기에 군중을 떠나가십니다.

예수님의 활동은 현세적인 이익이나 성공이 아닌 하느님 나라의 선포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역시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시작된 그리스도교 신앙도 그러한 현세적인 이익이나 성공을 약속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것을 내어 주고, 보다 낮은 자가 되라고 요구합니다. 다시금 우리는 예수님을 왜 찾고, 그분을 섬기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오늘 우리가 들은 빵을 많게 한 기적은 예수님 편에서 베풀어진 선물입니다. 누군가의 요청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이미 예수님이 당신이 하고자 하시는 일을 잘 아셨다고 전합니다. 오히려 예수님의 말씀에 제자들은 당황하게 됩니다.

마태오복음서에 따르면 예수님께서는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고 전합니다.
그래서 그들 중의 병자를 고쳐주셨고, 하느님 나라에 대한 가르침을 전하셨고, 이제 군중을 배불리 먹이고자 하십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청하기도 전에 미리 베풀어주시는 하느님을 만나게 됩니다. 우리가 겪는 어려움과 고통을 외면하지 않으시고 함께 하시는 하느님을, 당신 백성을 측은히 여기고 보살펴주시는 하느님을 만나게 됩니다.

보리 빵 다섯 개를 먹고 남긴 조각을 모았더니, 열두 광주리가 가득 찼다고 합니다.
하느님이 베풀어주시는 선물은 이처럼 풍성합니다. 모두가 함께 나누고도 남음이 있는 축복입니다. 하지만 ‘더 가지고자 하는 우리의 욕심’ 으로 인해 부족함이 발생합니다. 더 많이 가지고자 할수록 우리는 불행의 늪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지금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 지금 부족하다는 생각이 자신의 삶에 불만을 가져오게 합니다. 그러한 사람은 자기에게 주어진 삶을 사랑하지 못합니다.

내가 더 가지고자 하면 누군가는 덜 가져야 합니다.
여기에서 폭력과 착취가 발생합니다. 그러한 곳에서는 이웃에 대한 사랑이 자리하지 못합니다. 이웃은 나의 이익을 위한 도구로 전락할 뿐입니다. 이제 나만의 불행이 아니라 이웃의 불행까지 초래하게 됩니다. 우리는 빵의 기적을 가능하게 한 또 하나의 실천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소년의 ‘내어놓음’이었습니다. 소년의 헌신, 작은 실천으로부터 시작된 예수님이 베품이었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가진 작은 것을 나누고자 할 때, 우리가 가진 것을 내어놓을 때, 그것이 비록 아무리 작고 보잘 것 없는 것이라 해도 하느님께서는 큰 도구로 삼으심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 부산교구 권 동성 폰시아노 신부님 묵상 글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