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올 여름에 무엇을 했는가♣
- 정 영자 -
산자락 겹으로 누워
하늘과 땅기운이 모이는
해인(海印)의 아침,
솔숲 위에 내린 햇살,
부드러운 음영(陰影)을 가르며
고찰(古刹)의 파장(波長)은
쌓아 온 업장(業障),끝모를 고뇌도
씻은 듯 날리고 말았네
지치고 넘어질 때
우리가 이곳을 찾아드는 것은
어머니의 편안한 품이었네
“그대는 올 여름에 무엇을 했는가”
법전스님 법어집의 화두가
아침을 깨운다.
일어나라
일어나라
세상은 화산을 지고
이리도 시끄러운데
두려움도
시냇물에 씻겨나는
해인(海印)의 골짜기에
조금씩 잎은 붉어지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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