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사랑과평화

오늘의 복음 묵상(루카 9,1-6)

까치산 2024. 9. 25. 10:27

 

 

연중 제25주간 수요일

잠언 30,5-9   
루카 9,1-6


제자들을 파견하시는 예수님께서는 복음을 선포하는 여정에 필요한 떠남의 영성을 가르치십니다.
“길을 떠날 때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는 말씀은 마귀를 쫓아내고 질병을 고치는 힘과 권한이 자신들에게 나온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하시려는 것입니다.그런 기적들을 행할 때 사람들은 제자들을 떠받들고 대우했을 것입니다.그래서 여러 곳을 찾아다니며 대접받으려 하지 말고, 한 집에서 떠날 때까지 머물라고 하십니다.그리고 자신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앙심을 품거나 집착하지 말고, 뒷일을 하느님께 맡기고 훌훌 떠날 수 있는 용기를 가지라고 가르치십니다.

이런 떠남의 영성은 하느님 앞에서 자신이 얼마나 무능한 존재인지를 고백하는 태도에서 시작됩니다.
에즈라는 예루살렘 성전을 재건하고 감격에 차서 기도를 바칠 때“너무나 부끄럽고 수치스러워서 …… 당신께 제 얼굴을 들 수가 없습니다.”라고까지 고백합니다.하느님의 자비로 얻은 영광이지만, 그 모든 은총을 그대로 받기에는 저질렀던 죄가 너무나 커 하느님께 용서를 청하는 ‘종’의 모습을 보여 줍니다.

성경을 통틀어 하느님 앞에 선 인간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종’으로서 자신을 낮추는 것입니다.
구약의 예언자들도 그랬고, 세례자 요한뿐 아니라 성모 마리아께서도 당신을 종으로 낮추셨습니다.빈첸시오 성인은 가난한 이들을 위해 자신을 낮추었기에 빈자의 아버지가 될 수 있었습니다. 높이 올라가기에 바쁜 세상이지만, 가끔 낮은 곳으로 향하는 ‘종’의 마음이 필요한 때입니다.

 
- 인천교구 송 용민 사도 요한 신부님 묵상 글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