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하찮은 꽃이라도 열매 맺지 않는 꽃은 없습니다 ♣
아무리 하찮은 꽃이라도
사랑의 님이시여 !
이름없는 산 속의 꽃들도 스스로 피었다가 지고
바람과 더불어 피었다가 열매맺고 하더이다.
사람도 세상에 태어나
그 어떤 존재이든 열매를 맺지 않고는
다시 왔던 그 자리로 되돌아가지 않나이다.
밤에 피는 달맞이꽃 기름도 다 쓰일 때가 있듯이
밝은데 보이지 않는 하찮은 인생들도
저마다 그 쓰임새가 넉넉하더이다.
가난한 자가 있어야 부자가 으시댈 수 있고
복종하는 부하가 있어야 힘있는 권력이 빛을 발하며
박수치는 사람들이 있어야 무대에 선 사람이
웃을 수 있나이다.
없는 것은 있는 것을 드러나게 하고
아래 것은 위의 것을 떠받치며
다수는 소수를 결정짓더이다.
참으로 사랑하는 님이시여 !
이것을 이것으로 보고
저것을 저것으로 보아주소서.
앞에서 봐도 이것이고
뒤에서 봐도 이것으로 보여지는
단순한 생명 키워가옵소서.
이것을 저것으로 판단하고
저것을 이것으로 주장하는 합리성은
이중적인 지혜나이다.
그래서 님이시여 !
사과와 모과가 서로 비교될 수 없듯이
너와 나는 크고 작고, 높고 낮고, 좋고 나쁜
그 어떤 사물이 아니라 서로 같은 생명이며
서로 같은 존재이나이다.
우리 모두 힘겨운 세월 세월을 지내면서
나는 네가 있어야 하고 너는 내가 있어야 하나이다.
그러하오니 님이시여 !
서로가 서로의 열매를 나름대로 영글어가도록
서로 인정하고 서로 이해하며
서로 용서하고 서로 사랑하면서
길지 않는 우리 인생 편안하게 쉬어 가십시다.
아무리 하찮은 열매라도
영글기 전에 꺾어서는 절대 아니되나이다.
- 최 영배 비오 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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