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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우체국을 지나며 / 藝香 도 지현

까치산 2025. 1. 22. 09:54

 

 

♣겨울 우체국을 지나며♣



                                   - 藝香 도 지현 -



내가 너무 멀리 왔을까
세월이 너무 빨랐을까
하얀 계절 속에 
어느새 하얀 머리가 휘날린다

발갛게 달은 난로 위
주전자에선 하얀 김이 나고
손으로 감싼 커피잔에서는
수많은 활자가 솔솔 날아오르는데

문득 안부가 궁금해지는 사람
편지는 아니라도
엽서 한 장쯤 전해주면……
가슴이 저리며 원망스럽기도 한대

그해 겨울 르네상스풍의 지붕에 
눈이 만들어준 모자를 쓴 
우체국을 지나며 우스꽝스러워 웃던
우리가 영화의 한 신으로 떠오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