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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노래 / 천 숙녀

까치산 2025. 3. 6. 10:23

 

 

♣3월의 노래♣


                          - 천 숙녀 -

겨우내
가난했던 침묵 지루하였지만
갈잎이 푸룬 물에 젖는 노래 들으며
수목의 혈관은 거침없이 터졌다

 


씨앗이 풀려 재잘거리는 골목을 풀고
야산을 풀고 동토마저 풀어
골짜기로 흐르는 물
그의 간지러운 목청까지 튼다

 


긴 잠 끝에 햇살 털고 일어서
무성하게 돋아나는 갈망의 몸짓
바람 만난 수목들은 어느새
여름 한마당의 황홀한 축제를 그리며
가슴을 태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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