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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복음 (마태오 16,13-19) 묵상,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까치산 2020. 6. 29. 11:50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사도행전 12,1-11
2 티모테오 4,6-8.17-18
마태오 16,13-19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우리는 예수성심성월인 유월의 끝자락에 마지막 주일을 보내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사람의 아들을 누구라고들 하더냐?”라고 물으십니다.
이제 여러 제자들이 “세례자 요한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엘리야라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예레미야나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합니다.”라고 대답합니다. 하지만 이 대답들은
모두 제자들의 생각이나 평소 마음속에 품고 있었던 진실한 대답이 아니라, 그저 주변에 몰려
들었던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그대로 보고한 것뿐입니다.


그러자 주님께서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고 당신에 대하여 제자들의 품은
생각을 물어보십니다.
그러자 제자들 가운데 맏형이면서 훗날 첫 번째 교황이 된 시몬 베드로가 “스승님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 이십니다.”라고 대답합니다. 이 대답은 그대로 베드로 자신의 ‘신앙
고백’이 되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신앙고백이란, 자신이 우러러 믿는 바대로 자신의 삶을 송
두리째 믿음의 대상(주님)께 던져 넣겠다는 결의 찬 고백이 아니겠습니까?


말하자면 베드로가 예수님을 ‘그리스도’라고 고백한 바로 그 ‘그리스도’는 참된 하느님이시고,
몸소 사람으로 오시어 온 생명을 다 바쳐 ‘죽기까지’ 사람들을 죄와 죽음에서 구해내시어 당신
이 마련하신 영원한 생명에로 불러 모아들이시는 분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베드로의 신앙고백은 곧 베드로가 장차 스승이신 주님을 닮은 삶을 살겠다는 일종의
고뇌에 찬 결단인 것입니다. 이 결단에 대하여 주님께서는 “시몬 바르요나야, 너는 행복하다!
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것을 알려 주셨기 때문이다.”라고 하시면서
‘베드로(반석)’라는 새로운 이름(세례명)을 지어 주십니다.


이것은 베드로가 주님의 대답에 잘 대답했기 때문에 받은 선물이 아니라 주님께서 걸어가실
길을 자기도 따라 걷겠다는 결단과 그 결단의 용기를 주님께서 불어넣어 주실 것을 믿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이제 그러한 제1대 교황인 베드로에게 주님께서는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신앙 공동체)를
세울 터인 즉, 저승(죽음)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또 나는 너에게 하늘나라의 열
쇠를 주겠다. 그러니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라고 당신의 권한을 주십니다.


주님께서 행사하시는 모든 권한이 베드로의 ‘신앙고백’으로 말미암아 이제 인간에게 주어진
것입니다.
인간에게 ‘주어진 이 권한’은 교황을 중심으로 하여 온 교회 공동체에게 두루미치고, 온 교회
공동체의 신앙생활의 모든 삶은 온전히 교황님께 유보되어 있게 된 것입니다. 형제 자매 여러분,
지금의 세상은 그 옛날 서슬 퍼런 칼날이 춤을 추던 박해시대 때보다 더욱 어지럽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우리 신앙인들의 목이 달아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쌓아온 우리들의 신앙이 송두
리째 무너져 내릴지도 모르는 현실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럴 때 주님께서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라고 물으신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답할 수
있겠습니까? 설마 ‘신앙이 밥 먹여 주느냐?’라고 대답하지는 않으시겠지요?
‘하느님의 것’과 ‘하느님의 것이 아닌 것’이 뒤 섞여 있는 현실 안에서 무엇이 하느님의 것이고
아닌지를 구별해서 그때마다 우리는 언제나 하느님의 것을 선택하고, 그때마다 주님께 우리의
‘신앙’을 고백해야 할 것입니다.


초대 교황이 되신 베드로의 고백처럼, 지금 바로 여기에서 그와 같은 결의에 찬 고백을 매일
매 순간 해야 할 것입니다.
“주님, 주님이야말로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말입니다. 그럼, 살아
계신 주님 안에서 우리의 신앙을 고백하고, 고백한 것을 삶으로 증거 하는 한주간이 되시길
기도합니다.

 

 

 

- 안동교구 신대원 요셉 신부님 묵상 글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