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사랑과평화

오늘의 복음 (마태오 9,1-8) 묵상

까치산 2020. 7. 2. 10:05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아모스 7,10-17
마태오 9,1-8


중풍 병자는 혼자서 자기 몸을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주변의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건강한 사람도 갑자기 병에 걸려 손발을 쓸 수 없게 되면
자신이 얼마나 초라하고 보잘것없는지 알게 됩니다. 혼자서 독불장군처럼 살던 사람은 병에 걸린 자
신보다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자존심의 상처를 더 크게 느낀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중풍 병자를 평상에 뉘어 예수님께 데려옵니다.
병에서 해방되고 싶은 마음만큼이나 중풍 병자는 사람들이 자기를 무시하고 손가락질할 것이 두려웠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아무리 예언자라고 해도 병을 낫게 해 주실 수 있을까 의심하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런 그를 향해 예수님께서는 병의 치유보다 하느님께 마음을 여는 회심을 먼저 일으켜 주십니다.
“용기를 내어라.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병으로 마음과 몸이 옹졸해진 중풍 병자는 치유를 받지만, 오히려 하느님의 법을 가장 잘 안다는 율법
학자는 병의 치유라는 하느님의 능력을 눈앞에서 보고도 “이자가 하느님을 모독하는군.” 하며 예수님을
의심합니다. 죄의 용서가 하느님께 유보된 권한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던 율법 학자의 눈에 예수님은
신성 모독을 저지르는 불경한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자비와 용서를 자신들의 기준에
가두어 두려던 율법 학자들에게는 일어날 수 없는 치유가 오히려 병자에게서는 일어납니다.


“일어나 …… 집으로 돌아가거라.”
예수님의 이 말씀은, 우리의 본향, 곧 하느님께 돌아가려면 내 몸과 마음을 가두고 있는 죄를 고백하는
용기가 필요함을 보여 줍니다. 우리도 중풍 병자처럼 죄를 용서받아 치유를 얻고 일어나 이웃을 향해
걸어갈 날을 기다립니다.

 

 

- 인천교구 송 용민 사도 요한 신부님 묵상 글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