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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 비 내리는 날 / 최 강림

까치산 2024. 6. 30. 11:18

 

 

♣유월 비 내리는 날♣ 


                             - 최 강림 -

어찌하여 유월 비는 
색깔조차 서러운 것이냐, 
바람이 비를 몰고 와 
내 입술을 간음하던 날 


접시꽃 
붉은 꽃잎도 
히죽히죽 웃더니. 


하마 절망도 과분한 
이력서를 손에 쥐고 
가슴 쓸어내리며 
풍장(風葬)으로 울 것인가, 
무량의 
시계 밖에서 
떠도는 지친 육신. 


나를 잘게 썰어서 
술잔 속에 용해하면 
촉촉한 눈 헹구면서 
발등이라도 적실까, 
너 떠난 
텅 빈 그 자리 
현(絃)이 홀로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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