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 비 내리는 날♣
- 최 강림 -
어찌하여 유월 비는
색깔조차 서러운 것이냐,
바람이 비를 몰고 와
내 입술을 간음하던 날
접시꽃
붉은 꽃잎도
히죽히죽 웃더니.
하마 절망도 과분한
이력서를 손에 쥐고
가슴 쓸어내리며
풍장(風葬)으로 울 것인가,
무량의
시계 밖에서
떠도는 지친 육신.
나를 잘게 썰어서
술잔 속에 용해하면
촉촉한 눈 헹구면서
발등이라도 적실까,
너 떠난
텅 빈 그 자리
현(絃)이 홀로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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