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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을 보며 / 이 해인 클라우디아 수녀

까치산 2024. 8. 5. 10:23

 

 

♣수국을 보며♣

 
                        - 이 해인 클라우디아 수녀- 

 
기도가 잘 안 되는 
여름 오후
수국이 가득한 꽃밭에서
더위를 식히네

 
꽃잎마다
하늘이 보이고
구름이 흐르고
잎새마다
물 흐르는 소리

 
각박한 세상에도
서로 가까이 손 내밀며
원을 이루며 하나 되는 꽃

 
혼자서 여름을 앓던
내 안에도 오늘은
푸르디푸른
한 다발의 희망이 피네


수국처럼 둥근 웃음
내 이웃들의 웃음이
꽃무더기로 쏟아지네

 
- 꽃은 흩어지고 그리움은 모이고 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