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국을 보며♣
- 이 해인 수녀 -
기도가 잘 안 되는 여름 오후
수국이 가득한 꽃밭에서
더위를 식히네
꽃잎마다
하늘이 보이고 구름이 흐르고
잎새마다 물 흐르는 소리
각박한 세상에도
서로 가까이 손 내밀며
원을 이루며 하나 되는 꽃
혼자서 여름을 앓던 내안에도
오늘은 푸르디푸른
한 다발의 희망이 피네
수국처럼 둥근 웃음
내 이웃들의 웃음이
꽃무더기로 쏟아지네.
- '꽃은 흩어지고 그리움은 모이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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