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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뿐인 것을요 /// 雪花 박현희

까치산 2012. 2. 27. 12:20

      ♠ 그리움뿐인 것을요 ♠ - 雪花 박현희 - 창밖엔 보송보송 함박눈이 소리 없이 내려와 소복소복 쌓이네요. 들녘은 온통 새하얀 눈으로 뒤덮인 순백의 은빛 설원입니다. 당신이 계신 그곳에도 지금 새하얀 눈이 내리겠지요. 오늘처럼 함박눈 보송보송 내리는 날엔 왠지 당신이 더욱 그립고 보고 싶군요. 손을 뻗으면 닿을 듯 그리운 당신을 지척에 두고도 단 한걸음조차 가까이 다가갈 수도 만날 수도 없음이 그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오늘따라 북풍한설이 참으로 매섭기도 하네요. 차창을 두드리는 스산한 바람에 옷깃을 여미어 보지만 짝 잃은 외기러기처럼 홀로 남은 쓸쓸함에 가슴 속까지 시려옴을 도저히 어쩌지 못하겠네요. 끝내 부르지 못할 당신의 이름 석 자는 여전히 내겐 지울 수 없는 하얀 그리움뿐인 것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