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십자가의 의미 ◐
우리는 십자가를 예수님이 못 박혀 돌아가신 것을 생각하여
고통과 무거움을 연상하고 있지만 예수님이 지신 십자가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을 훨씬 초월하여 모든 대립을 화해시키고
단절되었던 하느님과의 관계를 다시금 이어주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십자가는 구원의 다리이며 우리가 십자가 앞에
머리를 숙일 때는 하늘과 땅, 하느님과 자신과의 관계, 그리고
세상 모든 피조물과도 화해하려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팔을 벌리시고 세상의 모든 것을
당신 품에 안으시고 그 모두를 당신 사랑으로 포옹하셨습니다.
만약 우리가 예수님의 이러한 마음을 깨닫지 못한 체 주님을
부르짖고 있다면 우리 신앙은 주님의 의도를 알지 못하는
신앙이 되고 말 것입니다.
십자가는 고통이 아니라 화해의 원천이며 사랑의 극치입니다.
우리는 무거운 짐을 안고 주님 품 안으로 달려와서 주님이
주시는 평화 안에 머물기를 청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우리들이 주님의 뜻을 올바로 알지 못하고 자신과
이웃과 모든 피조물과 함께 어우리지 못하면서 자신만을
생각하고 남을 헐뜯고 비방하거나 분열을 만들어 간다면
우리 신앙은 주님과 동떨어진 신앙으로 주님 평화에 머물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원수까지 사랑하고 축복하신 예수님(마태 5,44 참조)의 말씀은
그리스도교 영성의 제일 큰 주요한 과제입니다.
그러나 현대의 사람들은 때로는 종교의 이름으로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에게 폭력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느님만이 하실 수 있는 응징을 우리가 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기를 반대하고 비방하면서 모욕까지 서슴지 않았던 사람에게
하느님의 축복을 빌어주신 예수님, 그분은 그 모든 것을
이루기 위해 십자가를 지셨는데 그 십자가의 숭고함을 모르고
고통과 무거운 형벌로만 생각하고 있다면 우리들의 신앙은
분명 잘못된 신앙이 아닐까 합니다.
자신이 사랑스러우면 남도 사랑스럽고 남을 사랑하게 될 때
자신도 사랑 받게 된다는 것이 예수님의 마음일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자존감도 많은 사랑을 받게 될 때 더욱 크게
자라난다는 것이 예수님의 가르침이기도 합니다.
- 손용익 그레고리오 선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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