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부할 수 없는 길 ◐
세례를 받고 나면 우리는 주님과의 관계가 확실하게
맺어지고 우리의 활동조건이 분명하게 들어납니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요한 15,5)
포도나무의 가지는 나무에서 벗어나면 메말라 죽지만
나무에 붙어있는 순간까지는 포도를 맺듯이 우리 역시
그리스도를 통해 풍요로운 삶의 열매를 맺게 됩니다.
주님께서 걸어가신 길은 그리스도교 영성의 특징입니다.
주님을 따르는 사람은 주님께서 그러하셨듯이 누구를
미워하거나 헐뜯어선 안 되며 주님께서 원수를 사랑하고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을 선포하셨듯이 우리도 주님의
자비와 사랑을 전하여야하며 평화를 위해서 세상과
화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이 되고 그리스도의 영성을 받아들이면서도
윤리적인 인간의 모습을 갖추지 못하고 자신의 모습을
성찰하지도 않고 세속적인 삶에 눈을 돌리고 있다면
그는 그리스도의 탈을 쓰고 있을 뿐 진정한 그리스도의
영성을 갖출 수 없습니다.
많은 일을 하면서도 자신의 영성이 풍요롭지 못하고
메말라있거나 늘 마음에 공허함이 가득하다면 자신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많은 사람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하더라도 결실의 열매를 맺지 못할 땐
나무에서 떨어나간 가지와 같기 때문에 내적으로
공허감이 찾아들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운명은 거부할 수 없는 길입니다.
설혹 견디기 힘든 일이 닥친다 해도 피하려하기보다
자신의 한계로 극복하기 힘든 일도 하느님께 머물기를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하느님의 슬기와 지혜와 용기를
얻게 되기 때문에 이를 극복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의 손길을 거부하거나 피하려하지 마십시오.
하느님 안에 머물려는 사람에게는 성령의 은사에 의해
고요한 내면의 공간에 머물 수 있으며 세상 한가운데서도
하느님을 체험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본질을 발견하게
되기 때문에 세상에서 도피하려하지 않고 오히려 세상을
가꾸려는 영적영성을 얻게 되며 삶의 보람과 기쁨을
얻게 될 것입니다.
- 손용익 그레고리오 선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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