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사랑과평화

오늘의 복음 (마태오 13,1-23) 묵상

까치산 2020. 7. 12. 10:30

 

연중 제15주일

 

이사야 55,10-11
로마 8,18-23
마태오 13,1-23

 

 

"내 맘은 작은 꽃밭"


찬미 예수님,
그동안 듣고 보아 온 성경 말씀을 합하면 우리는 몇 번이나 성경을 통독했을까요? 또 그동안 본당 신부님 강론,
평화방송 라디오, TV, 여러 신부님의 강론 테이프, CD, 성경을 풀이해준 책들을 듣고 보면서 우리는 얼마만큼
말씀에 대해서 이해하고 알고 실천했을까요? 우선, 다행인 것은 우리는 군중들처럼 비유 말씀만 들은 것이 아닌
제자들처럼 비유 풀이 말씀도 함께 들었습니다. 그러니 이제 우리는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더욱 새겨들어야
겠습니다.


오늘 복음 환호송에 나온 것과 같이 씨앗은 하느님의 말씀이며, 씨 뿌리는 이는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렇다면 씨가 뿌려지는 곳은 어디일까요? 어린이 성가 중에서 '내 맘은 작은 꽃밭'이라는 노래 제목처럼 우리
각자의 마음, 작은 꽃밭에 씨가 뿌려집니다. 하지만 이 작은 꽃밭은 처음부터 꽃들이 활짝 핀 꽃밭이 아니었습니다.
처음에는 각종 잡초와 돌들이 가득한, 오늘 복음에 비유하자면 길과 같은 곳이었습니다. 이 길과 같은 곳을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이 상태에서는 아무리 말씀을 듣고 아무리 좋은 강론을 듣는다 하더라도 말씀의 씨앗은 자라지
못합니다. 쓰레기가 쌓이고 옷들이 널브러진 방을 치우듯, 우리는 잡초를 뽑고, 돌을 치우고, 밭을 갈아엎고, 물도
주고, 영양제도 줘야겠죠.


하지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잡초를 뽑고 돌을 치우고, 밭을 갈아엎는 일은 계속해서 말씀을 살아보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이 와중에도 말씀의
씨앗은 계속 우리 마음에 뿌려지고 있습니다. 길 같던 곳이 그나마 밭처럼 느껴질 때 돌밭에 뿌려진 씨처럼 말씀을
들으면 기쁘기는 하지만 오래가지 못하기도 합니다. 돌을 치우고 나면 가시덤불 속에 뿌려진 씨처럼 말씀을 듣기는
하지만 열매를 맺지 못하기도 합니다. 기름진 땅, 좋은 땅이 되기란 참 쉽지 않습니다.


제 동기 중 한 명이 피부가 참 좋길래 어떻게 하면 탱글탱글한 피부가 될 수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물을
많이 마시라고 해서 물을 많이 마셨는데 저는 그런 피부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물어봤습니다.
“아니, 물을 많이 마셨는데도 피부가 별로 좋아지지 않는다.” 그랬더니 동기가 말하길 “빠짝 마른땅에 아무리 물을
부어도 처음에는 물이 그냥 흘러 내려갈 뿐이다. 계속해서 물을 줘야 언젠가 땅이 물을 흡수하고 촉촉해지지.”
끊임없이 돌을 치우고, 가시덤불도 치우고, 물도 줘야지 만이 우리의 밭은 좋은 씨앗이 자랄 수 있는 밭이 될 것입니다.


지금의 나의 이 고난과 진통이 언젠가 내 마음, 좋은 밭에 말씀의 씨앗이 활짝 꽃피는 모습으로 보상받을 것이라는
희망을 간직하며 좋은 밭 만들기라는 나의 사명을 완수하시기 바랍니다.

 

 

- 안동교구 우 석민 로만 신부님 묵상 글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