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사랑과평화

오늘의 복음 (마태오 10,34─11,1) 묵상

까치산 2020. 7. 13. 09:56

 

 

연중 제15주간 월요일

 

이사야 1,10-17
마태오 10,34─11,1

 

 

상처 받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
누군가의 말로, 누군가의 편견 때문에, 그 누군가의 미움 때문에 칼로 베인 듯 심장이 아플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대개 상대에게 앙심을 품고 보복하거나 무기력한 자괴감에 빠져 우울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인간
의 가장 큰 고통은, 숨기고 싶은 자신의 실체를 바라보거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 고통스러운 현실을 마주했
을 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지 마라.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 왔다.”라고 하십니다.
용서와 자비의 하느님 아버지를 선포하시던 예수님의 말씀으로는 쉽게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평화는 참된 평화가 아닙니다. 은폐되고, 왜곡되었으며, 부당하게 강요된 평화 인지도 모
듭니다.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서로 위로하며 분노의 발톱을 감추고 사는지도 모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 마음에 군더더기처럼 붙어 있는 욕망과 사심, 위선과 교만의 덩어리들을 칼로 잘라 내
라고 하십니다.
진정한 평화는 내 안이하고 무디어진 나태와 게으름에 칼을 대어야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칫 내 목숨
하나만 잘 챙기면 된다는 이기심에 갇히면 내가 정말 짊어져야 하는 십자가를 잊을 수 있고, 예수님을 따르는
데 장애가 되는 것이 무엇인지 식별해 내지도 못합니다.


이사야 예언자의 말은 평화를 얻으려면 먼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일깨워 줍니다.
“너희 자신을 씻어 깨끗이 하여라. 내 눈앞에서 너희의 악한 행실들을 치워 버려라. 악행을 멈추고, 선행을
배워라.”
자신의 목숨을 잃더라도, 서로의 십자가를 짊어져 주는 것이 우리가 더 절실하게 청해야 하는 은사임을 잊지
맙시다.

 

 

- 인천교구 송 용민 사도 요한 신부님 묵상 글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