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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미꽃 / 이 해인 수녀

까치산 2024. 4. 8. 10:33

 

 

♣할미꽃♣


                             -  이 해인 수녀 -

손자 손녀
너무 많이 사랑하다
허리가 많이 굽은 우리 할머니

할머니 무덤가에
봄마다 한 송이
할미꽃 피어
온종일 연도를
바치고 있네

하늘 한 번 보지 않고
자줏빛 옷고름으로
눈물 닦으며

지울 수 없는  슬픔을
땅 깊이 묻으며

생전의 우리 할머니 처럼
오래오래
혼자서 기도하고 싶어
혼자서 피었다
혼자서 사라지네

너무 많이 사랑해서
너무 많이 외로운
한숨 같은 할미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