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7주간 토요일
사도행전 28,16-20.30-31
요한 21,20-25
“주님, 이 사람은 어떻게 되겠습니까?”(요한 21,21)
오늘 우리는 내일 성령강림대축일을 앞두고 부활시기를 마무리 합니다.
그동안 부활시기 내내 요한복음 13장 후반부부터 시작되는 다락방 고별담화와 예수님의 기도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은 요한복음의 마지막 장인 21장의 마지막 장면입니다.오늘 <복음>의 앞 장면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시어 제자들에게 호숫가에서 나타나시어 아침을 차려 먹이시고, 베드로에게 세 번이 사랑을 확인하신 후에 사명을 맡기시고, 베드로의 장래를 미리 알려주셨습니다.
곧 “네가 젊었을 때에는 스스로 허리띠를 매고 원하는 곳으로 다녔다.
그러나 늙어서는 네가 두 팔을 벌리면 다른 이들이 너에게 허리띠를 매어 주고서, 네가 원하지 않는 곳으로 데려갈 것이다.”(요한 21,18)라고 하시며, 그가 순교 당하여 죽게 될 것을 알려주셨습니다.
이제 오늘 <복음>은 사도 요한의 장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자신의 장래에 대한 말씀을 들은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는 제자’의 장래에 대해서 묻습니다, “주님, 이 사람은 어떻게 되겠습니까?”(요한 21,21)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네가 올 때까지 그가 살아있기를 내가 바란다할지라도 , 그것이 너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요한 21,22)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이 말씀이 오해를 불러일으켜 초대 교회 공동체에서는 ‘이 제자가 죽지 않으리라.’는 소문으로 퍼져나갔던 것입니다.
그래서 요한복음사가는 초대교인들에게 그 진원지를 밝히면서 이러한 소문이 잘못된 오해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우쳐줍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에서는 참 아이러니하고 재미난 내용을 드러내줍니다. 곧 베드로는 예수님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그 사랑을 확인까지도 하십니다. 그러면서도 예수님은 다른 제자를 사랑하십니다.
그리고 그 사실을 베드로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는 제자는 다름 아닌 바로 자신의 오랜 고향 친구입니다. 그러니 그의 장래가 궁금한 것은 당연할 일일 것입니다. 그러니 아마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혹은 찬구를 경계하거나 비교하거나 경쟁하는 것도 아니었을 것입니다.
요한 크리소스토무스는 “여기서 베드로는 요한에 대한 사랑을 드러내고 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곧 “요한을 위해서 묻고 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베드로는 요한을 무척 사랑했고, 또한 그들의 친밀한 관계는 사도행전 2-4장과 요한복음서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고 말하면서, 본문에서 베드로는 전에 최후만찬에서 배신자에 대해 예수님께 직접 묻지 못하고 요한을 시켜서 물었기에, 이제 요한을 위해서 호의로 직접 묻고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사실, 예수님께서는 “그것이 너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너는 나를 따라라.”(요한 21,22) 고 하십니다.
그러니 중요한 것은 당신을 따르는 일입니다. 사랑한다고 하면서 따르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베드로는 벌써 그렇게 하지 않았는가? 목숨을 내놓고까지 따르겠다고 하고서 이미 세 번이나 배신하고 도망가지 않았던가? 사실, 예수님께서는 그를 호숫가에서 제자로 부르실 때에도, 예루살렘으로 십자가를 지기 위해 올라갈 때에도, 부활하시어 나타나셔서도, 오늘 <복음>에서도 여전히 베드로에게 “나를 따라라.”라고 하십니다.
이제 베드로는 예수님을 따라 죽을 것입니다. 곧 베드로는 증거의 삶을 살 것입니다.
그리고 요한은 증언의 삶을 살 것입니다.그래서 아우구스티누스는 베드로에게는 예수님을 따르는 활동의 사목직을요한에게는 예수님을 기다리는 관상의 역할이 주어졌다고 말합니다.사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사랑한 베드로에게는 교회를, 당신이 사랑하신 요한에게는 어머니를 맡기셨습니다.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아우구스티노 신부님 강론 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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