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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씨를 닮은 마침표처럼 / 이 해인 수녀

까치산 2024. 5. 27. 10:15

 

 

♣꽃씨를 닮은 마침표처럼♣
 

                                  -이 해인  수녀-
 

내가 심은 꽃씨가
처음으로 꽃을 피우던 날의
그 고운 설레임으로  
 
며칠을 앓고 난 후
창문을 열고
푸른하늘을 바라볼 때의
그 눈부신 감동으로  
 
비 온 뒤의 햇빛속에
나무들이 들려주는
그 깨끗한 목소리로  
 
별 것 아닌 일로
마음이 꽁꽁 얼어붙었던
친구와 오랜만의 화해한 후의
그 티없는 웃음으로


나는 항상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싶다
 
못견디게 힘든 때에도
다시 기뻐하고
다시 시작하여
끝내는 꽃씨를 닮은 마침표 찍힌
한 통의 아름다운 편지로
매일을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