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7주간 월요일
갈라티아 1,6-12
루카 10,25-37
오늘 복음의 핵심 단어는 ‘이웃’입니다.
온 마음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계명이 바로 이웃을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입니다. 루카 저자는 다른 공관 복음 저자들과 (마르 12,28-34; 마태 22,34-40 참조) 달리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첫째 계명과 둘째 계명으로 구분하지 않고, 하나의 계명으로 함께 제시하면서 이웃 사랑이 결코 하느님 사랑과 떨어질 수 없는, 같은 효력을 발휘하는 계명임을 강조합니다.
예수님과 대화를 나누던 율법 교사는 이웃 사랑의 주제를 이어 나가며 이렇게 묻습니다.
“그러면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 이에 예수님께서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들려주십니다. 강도를 만나 초주검이 된 그 사람이 바로 우리가 도와야 할 이웃입니다. 그리고 기름과 포도주, 노새, 여비 등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동원하여 그를 지극 정성으로 돌본 사마리아인은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탁월한 본보기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이야기의 마지막에 이르러 율법 교사의 질문이었던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 를 다음과 같이 바꾸어 질문하십니다
“누가 강도를 만난 사람에게 이웃이 되어 주었다고 생각하느냐?”
이는 이웃에 대한 율법 교사의 생각을 바꾸게 합니다. 내 이웃이 누구인지를 고르고 선별하는 것에 더 마음을 쓰는 ‘나’ 중심의 사고에서, 내가 직접 누군가의 이웃이 되어 주겠다는 상대방’ 중심의 사고로 전환한 것입니다.
곧 내가 정해 놓은 ‘이웃’의 범주에 누군가 자격이 되어 들어오면 그제야 사랑을 베풀겠다는 소극적 태도에서, 나 자신이 먼저 발 벗고 나서서 누구든 그의 이웃이 되어 주겠다는 적극적 태도로 변하는 것입니다.
‘저 사람이 내 이웃인가 아닌가?’ 하는 문제로 고민하는 인색한 사랑이 아니라, 아무 조건 없이 그 사람의 이웃이 되어 주는 사랑, 이것이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이웃 사랑이며 당신께서 몸소 십자가 죽음으로써 보여 주신 진정한 사랑입니다.
- 인천교구 정천 사도 요한 신부님 묵상 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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