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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까치산 2024. 11. 27. 10:16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모든 생물에 대해서 폭력을 쓰지 말고
모든 생물을 그 어느 것이나 괴롭히지 말며
또 자녀를 갖고자 하지도 말라.
하물며 친구이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서로 사귄 사람에게는
사랑과 그리움이 생긴다.
사랑과 그리움에는 괴로움이 따르는 법.
연정에서 근심 걱정이 생기는 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친구를 동정한 나머지
마음이 거기 얽매이면
본래의 뜻을 잃는다.
가까이 사귀면 이런 우려가 있는 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자식이나 아내에 대한 애착은
마치 가지가 무성한 대나무가
서로 엉켜 있는 것과 같다.
죽순이 다른 것에 달라붙지 않도록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숲 속에서 묶여 있지 않은 사슴이
먹이를 찾아 여기저기 다니듯이,
지혜로운 이는 독립과 자유를 찾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동반자(同伴者)들 속에 끼면
쉬거나 가거나 섰거나
또는 여행하는 데도 항상 간섭을 받는다.
남들이 원치 않는 독립과 자유를 찾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동반자들 속에 끼면
유희와 환락이 있다.
또 자녀들에 대한 애정은 아주 지극하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것이 싫다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사방으로 돌아다니면서
남을 해치려는 생각 없이
무엇이나 얻은 것으로 만족하고
온갖 고난을 이겨 두려움 없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출가(出家)한 처지에
아직도 불만을 품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또한 집에서 사는 재가자(在家者)도
그런 사람들이 흔히 있다
남의 자녀에게 집념하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잎이 진 코빌라나무*처럼
재가자의 표적을 없애버리고
집안의 굴레를 벗어나 용기 있는 이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법정 스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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