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눈 오는 날의 소묘(素描)♣
- 藝香 도 지현 -
언제부터였을까
장독 뚜껑이 하얀 산이 된 것은
그 위를 까치 화백이
멋진 수묵화를 그려 놓았다
그 수묵화와 함께 들리는 화음
어머님의 다듬이 소리
리듬을 타고
하얀 나비들이 하늘하늘 춤추는데
나비가 되었다 꽃이 되었다
때로는 천사가 되어 미소 짓는
이런 날은 온 세상이 조용하고
난로를 피운 듯 따뜻하기 그지없다
언제부터였을까
나무가 벙글벙글 웃고 있는 건
삭풍에 헐벗어 오들오들 떨고 있더니
포근하고 하얀 솜옷을 입은 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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