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지고 있다♣
- 고 은영 -
눈을 감아 보세요
그리고 가만히 들어 보세요
마지막 가녀린 숨으로 삐걱 이다가
계절의 산등성이에 걸린
깊은 한숨에 철렁이도록 아픈 상처로
떨어져 쌓이는 것이 낙엽입니다.
강렬하던 태양의 자취도
길을 잃고 헤매이다
잿빛으로 바랜
가을의 그 깊은 맨홀 위에서
우리가 보이는 것을 믿는 믿음은 확고해도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 눈과 믿음을 갖고
들리지 않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와
열린 마음의 조그만 여백이 있다면
슬퍼도 그것은 은혜이며
아파도 그것은 축복의 샘 솟음이며
우리들의 영혼의 바다 위에
고독한 그리움의 연가로 돛을 달고
그분이 주신 세상을
사랑할 줄 알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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