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질없는 집착에서 벗어나라
가끔 찾아가는 양로원에 자식에게 세 번씩이나
버림을 받은 할머님이 계십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막대한 유산을 남겼지만
할머니는 자식이 사업을 위해 유산을 정리하여
모두를 자식에게 줘버렸습니다.
처음 어머니를 모시고 행복하게 살겠다던 자식이
유산을 넘겨받고서는 돌변하기 시작했습니다.
할머니는 순식간에 찬밥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아들의 눈치를 보고 며느리의 눈치를 보며 심지어
손자들의 눈치까지 봐야했던 할머니, 그런 할머니가
어느 날 자식에게 버려지는 일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처음엔 주민등록이 있어서 경찰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지만 두 번째는
주민등록까지 없는 상태로 강원도 외딴 곳에
버려졌습니다. 그러나 천만다행으로 자주 집 앞으로
생선을 팔러오던 생선장수에 발견되어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세 번째 버려졌을 땐, 집도 이사를 해버리고
전화마저 두절된 상태에서 버림을 받았습니다.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끓어오르는 분노....
그래서 요즈음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자식에게
재산을 다주었느냐고 분개하는 나에게 할머니는
씁쓸한 미소를 지우시면서 그 재산은 처음부터
내 것이 아니었고 잠시 내 곁에 머물고 있었지만
그로 인해 자신이 화를 당한 것이니 그 재산은
불행한 재산으로 보아야 한다 하시며 오히려
이젠 가진 것도 없으니 평화롭다고 하십니다.
이미 집착을 버려버린 초월된 마음으로 사시는
할머니의 모습엔 아름다운 평화가 머물고 있었고
예쁜 수녀님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많은 친구들과
정담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 행복하시다고 하시며
감사의 성호를 긋는 모습이 성스럽게 보였습니다.
만약 그로인한 집착에 빠져있었다면 버림받았다는
분노에 사로잡혀 못된 자식을 욕하고 계시겠지만
자식과의 인연은 그기까지 라고 집착을 놓아버린
할머니의 모습은 그렇게 해맑을 수 없었습니다.
더 이상 어떤 집착에도 빠져들지 않으시고
오늘을 천사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갈 수 있음이
기쁘다고 하시는 할머니를 뒤로 하고 돌아오는
발걸음이 무거운 발걸음인지 가벼운 발걸음인지
헷갈리는 하루입니다.
ㅡ섬돌선교사 (가사방에서 옮김)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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