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기도 /// 곽경석
초록의 향연은 끝났습니다
주홍빛 은총이 영그는 계절에
당신을 찬미하게 하소서
이 계절에는
사람을 원망하는 마음보다
그에 대한 감사가 생각나게 하시고
미워하는 마음 보다
그를 이해하는 마음이 앞서게 하소서
괴로움의 밤이 길어질 때면
당신의 위로를 기억하게 하시고
고난의 폭풍으로 힘겨워 질 때는
이기게 하시는
당신의 영광을 바라보게 하소서
의심의 순간이 있을지라도
믿음으로 견디게 하시고
교만의 기둥이 솟아오르면
가장 낮은 자리로 눈길 향하게 하소서
우리의 눈은 어둡고
우리의 걸음은 서툴지만
당신의 빛이 언제나 앞에 있어
어둠의 길에서도 헤매지 않게 하소서
가장 풍요로운 것으로 채워주시는 은혜가
들마다 골마다 흥겹게 넘쳐
가난한 마음들에 참된 기쁨이 가득하게 하시고
상처 받은 영혼들에
평강의 은총이 넉넉하게 하소서
사람과 사람이 어울려
사랑의 한 마당 펼치는 주홍의 축제가
땅 끝에서 땅 끝까지 번져가게 하시고
강한 손 약한 손 서로 붙잡고
소망의 나라로 가게 하소서
ㅡ 아 멘 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