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어야 받는 축복
“잊어야 복이 되는 것이 있습니다.”
야곱이 야뽁강에서 형 에사우가
자신을 죽이기 위해 다가오자
사랑하는 아내, 자녀, 힘써 모은 재산을 모두
강 건너로 떠나보냅니다.
그 때 육신의 정욕도, 안목의 정욕도,
이생의 자랑도 다 떠나보내고
잊어버립니다.
그리고 하느님만 바라볼 때
야곱을 만나주신 하느님께서는 극적으로
형제의 화해를 이루게 하십니다(창세 33,10).
야곱의 회개는 죽음을
이기게 한 위대한 승리였던 것입니다.
회개는 세상적인 것들과 죄를 잊게합니다.
이집트는 하느님이 주신 7년의 그 풍족했던
은혜를 잊어버려 멸망될
나라였습니다(창세 41,30).
그러나 하느님의 은혜를 잊지 않는
요셉이 있었기에 7년의 흉년을
축복으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요셉의 인생은 잊을 수 없는
미움과 원망의 연속된 삶이었습니다.
그러나 극한 절망 중에
요셉과 함께 하셨던 하느님(창세 39,21)께서는
그 저주스러운 형들(창세 37,28)과
혐오스러운 보디발의 아내
(창세 39,12∼20)에 대한 억울함도
다 잊게 하셨습니다.
결국 이집트와 그 아비 집을 살릴 수 있는
요셉으로 만들었던 것입니다.
세상 원망과 미움은
결국에 피와 죽음을 부르지만
하느님과 함께한 용서는
사랑을 낳고 축복을 낳은 것입니다.
루카복음의 탕자(루카 15,11-24)는
이기심으로 아버지를 떠났지만
결국 비천함에 빠져버립니다.
돈과 쾌락이라는 세상 것은
그에게서 떠나갔습니다.
그에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으나
중요한 것은 탕자가 아버지의 은혜를
찾았다는 것입니다.
깨달음 후에는 실천이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때로는 그 실천이 더
수치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의 사랑을 진정으로 깨닫고
두 손 들고 아버지께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돌아온 아들에게 아버지는
그가 지금까지 묻혀온 그 죄의 더러움까지
깨끗이 씻어주십니다.
그리고 가장 귀한 새 옷을,
자녀의 권리인 반지를,
또 완전한 자유인의 상징으로
새 신을 신겨주십니다.
우리의 감정을 지배하는
미움 시기 질투 원망 불만 등을
주님의 은혜로 다 잊어버리시고
오직 하느님의 은혜만을 나타내시기 바랍니다.
- 성직자 김상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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