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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전하는 말 /// 이해인

까치산 2013. 10. 15. 11:11

      ♧ 비가 전하는 말 / 이해인 ♧
      
      밤새
      길을 찾는 꿈을 꾸다가
      빗소리에 잠이 깨었네
      물길 사이로 트이는 아침
      어디서 한 마리 새가 날아와
      나를 부르네
      만남보다 이별을 먼저 배워
      나보다 더 자유로운 새는
      작은 욕심도 줄이라고
      정든 땅을 떠나
      힘차게 날아오르라고
      나를 향해 곱게 눈을 흘기네
      아침을 가르는
      하얀 빗줄기도
      내 가슴에 빗금을 그으며
      전하는 말
      진정 아름다운 삶이란
      떨어져 내리는 아픔을
      끝까지 견뎌내는 겸손이라고 - 
      오늘은 나도 이야기하려네
      함께 사는 삶이란 힘들어도
      서로의 다름을 견디면서
      서로를 적셔주는 기쁨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