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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편지 / 이 해인 수녀

까치산 2024. 4. 22. 10:22

 

 

♣봄 편지♣ 

 
                                   - 이 해인 수녀 -

 
하얀 민들레 꽃씨 속에
바람으로 숨어서 오렴
  
이름없는 풀섶에서
잔기침하는 들꽃으로 오렴

눈 덮인 강 밑을
흐르는 물로 오렴

부리 고운 연두빛 산새의
노래와 함께 오렴

해마다 내 가슴에
보이지 않게 살아오는 봄

진달래 꽃망울처럼
아프게 부어오른 그리움
  
말없이 터뜨리며
나에게 오렴

 
-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