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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길을 걷고 싶습니다 / 용 혜원

까치산 2024. 11. 5. 09:59

 

 

 

♣가을 길을 걷고 싶습니다♣


                                         - 용 혜원 -


 손톱 끝에 봉선화물이 남아 있을때
 가을은 점점 더 깊어만 갑니다

 이 가을 길을 그대와 함께
 걷고만 싶습니다
 낙엽을 밟으면
 사각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가을엔 시가 더 많이 써집니다
 갈색 빛으로 물든 낙엽이 하나 하나가
 시 한 편입니다

 높고 푸르기만 한 하늘이
 시 한 편입니다
 고독해 보이는 사람들 표정 하나 하나가
 시 한 편입니다

 이 가을 길을 그대와 함께
 걷고 싶습니다
 찬바람이 불어도
 손을 꼭 잡고 걸으며

 어느 사이에 우리들 마음도
 갈색 빛으로 곱게 물들어
 한 편의 시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