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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나무처럼 / 이 해인 수녀

까치산 2024. 11. 4. 10:41

 

 

 

♣11월의 나무처럼♣



                                      - 이 해인 수녀 -


사랑이 너무 많아도
사랑이 너무 적어도
사람들은 쓸쓸하다고 말하네요

 
보이게 보이지 않게
큰 사랑을 주신 당신에게
감사의 말을 찾지 못해
나도 조금은 쓸쓸한 가을이에요

 
받은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내어놓은 사랑을 배우고 싶어요
욕심의 그늘로 괴로웠던 자리에
고운 새 한마디 앉히고 싶어요

 
11월의 청빈한 나무들 처럼
나도 작별 인사를 잘하며
갈 길을 가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