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물로 받은 아름다운 오늘 ♠
기도는 살아 있는 나의 진정한 모습을
당신에게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는 것입니다.
나는 기도 중에 평소의 상처나 슬픔, 분노와 고통을 만납니다.
기도하면서 당신의 사랑을 통하여 나 자신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당신과 나 사이에 놓여 있는 어떠한 평화와 사랑도 볼 수 있습니다.
아이처럼 순진하게 당신을 믿고 나를 맡기는 것이 기도라고 생각합니다.
내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당신에게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새들과 말을 했다는 성 프란치스코 성인처럼 당신에게 말을 하고 싶습니다.
새벽부터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오랜 가뭄 끝에 모처럼 내리는 여름비에 흠뻑 젖고 싶습니다.
소나무, 느티나무, 여름꽃들도 나처럼 비를 좋아하는 얼굴입니다.
살아 있는 동안은 나는 너무 외롭습니다.
당신의 사랑을 나의 상처 안으로 받아들이는 순간부터 나는 치유될 수 있습니다.
자연스러운 기도 속에서 지나간 나의 상처를 들추어내지 않고 그냥 바라봅니다.
나도 당신처럼 그날그날을 마음껏 즐기면서 살고 싶습니다.
습관적인 불평보다는 기도로서 극복하고 싶습니다.
조금 모자라고 부족한 듯 보여도 타인을 편안하고 부드럽게 대하고 싶습니다.
비 오는 날 들리는 새소리가 애절한 것처럼
당신에게 가는 길에서 '아베마리아' 합창 소리가 들려옵니다.
나에게도 나의 삶에 맞는 고유한 리듬이 있습니다.
모든 것을 시간의 속도에 맞추지 않고 될 수 있으면 천천히,
그리고 낙타처럼 느리게 걸어가고 있습니다.
내 마음 속의 불안과 공포를 느끼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버리고, 비우는' 연습을 통해서 입니다.
시간을 얻으려고 하다가, 젊은 시절에는 오히려 시간을 잃어버렸습니다.
아프리카인들이 나보다 훨씬 더 인내심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나도 그들처럼 당신의 사랑을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인내는 고통이 아니라 하나의 시간일 뿐입니다.
기뻐하는 사람들과 함께 기뻐하는 곳에 당신의 사랑이 있습니다.
고통 받는 사람들과 더불어 고통을 나누는 곳에 당신의 말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나의 외로움은 영혼의 성장을 위한 전주곡일지도 모릅니다.
내가 밤에 깨어 있거나 잠을 이루지 못할 때는
당신의 목소리가 더 분명하게 들려옵니다.
현재보다 더 절망하지 않기 위하여
과거의 상처에 대하여 너무 많이 생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지금보다 더 실망하지 않기 위하여
미래의 희망에 대해 너무 많이 요구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내가 살아 있는 이 순간을 긍정하고 적극적으로 살면서
과거와 미래 때문에 흔들리지 않고 싶습니다.
나는 당신 안에서 '둘'이 아니고 분명히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은 그저 단순할 뿐입니다.
그래서 그 영혼의 길은 더욱 아름답습니다.
새벽에 일어나면 나는 의식적으로 당신에게 향합니다.
내가 선물로 받은 오늘 이 하루,
내 인생의 아름다운 시간을 선물하신 당신에게 나의 가난한 기도를 바칩니다.
일을 할 때나 잠을 자는 동안에도 당신이 나에게 직접 말씀하실 수 있도록
당신에게 나의 시간을 드립니다.
오늘 하루도 내가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것은 영성의 힘이기 때문입니다.
외부의 환경에 의해서 내가 살아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내가 사는 것을 당신이 도와주시기 때문입니다.
- 권태원 프란치스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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