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받는 기도
예수님께서는 “구하여라, 받을 것이다. 찾아라,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열릴 것이다”(루가 11,9)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기도를 점층적으로 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우선 ‘달라고’ 얘기해 봐라. 웬만해서는 받을 것이다.
그래도 못 받으면 ‘찾아 나서라.’ 온몸을 동원해서 백방으로 나서라.
기도의 방법을 총동원해 봐라. 얻게 될 것이다.
그래도 못 얻으면, 하는 수 없다.
문을 두드리고 주인이 잠을 못 자게 요란을 떨어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이런 의미가 있다고 묵상할 수 있겠습니다.
어떻게 기도하는 것이 잘하는 기도일까요?
첫째, 간절히 구하는 기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간절한 기도를 드리라고 다음과 같이 촉구합니다.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또 이렇게 말씀하셨다. ‘
너희 중 한 사람에게 어떤 친구가 있다고 하자.
한밤중에 그 친구를 찾아가서 ‘여보게, 빵 세 개만 꾸어 주게.
내 친구 하나가 먼길을 가다가 우리 집에 들렀는데 내어 놓을 것이
있어야지’하고 사정을 한다면 … 생선을 달라는 자식에게 뱀을 줄
아비가 어디 있겠으며 달걀을 달라는데 전갈을 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너희가 악하면서도 자녀에게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구하는 사람에게 더 좋은 것 곧 성령을 주시지 않겠느냐?’
”(루가 11,5-13).
기도하는 사람에게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그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주실 것이고, 특히 모든 선물을 가지고 계시는 성령을 주실 것이라는
것입니다. 기도는 웅변이 아니라 간절함입니다.
둘째, 끈질기게 매달리는 기도입니다.
예수님은 인내를 가지고서 집요하게 기도해야 한다는 것을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언제나 기도하고 용기를 잃지 말아야 한다고
이렇게 비유를 들어 가르치셨다.
‘어떤 도시에 하느님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거들떠보지 않는
재판관이 있었다.
그 도시에는 어떤 과부가 있었는데 그 여자는 늘 그를 찾아가서
‘저에게 억울한 일을 한 사람이 있습니다.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십시오’ 하고 졸라 댔다. …
이 고약한 재판관의 말을 새겨들어라. 하느님께서 택하신 백성이 밤낮
부르짖는데도 올바르게 판결해 주지 않으시고 오랫동안 그대로 내버려
두실 것 같으냐?’”(루가 18,1-8).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떼를 쓰며 기도하는 사람들의 청을 들어준다는 것입니다.
야곱은 날이 샐 때까지 씨름하듯 길고 끈질긴 기도를 바쳤습니다.
“복을 빌어 주지 않으면 놓아 드릴 수 없다”(창세 32,27)고 떼를 쓰며
한 끈질긴 기도였습니다.
또한 한나는 아들을 얻기 위해 술 취한 여자가 주정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온 정신을 쏟아 하느님께 간청하고 매달렸습니다.
셋째, ‘믿음’으로 하는 기도입니다.
믿음 없이 기도하는 것은 무딘 날을 가진 칼을 사용하는 것과 같습니다.
힘은 많이 들고 소득은 거의 없습니다.
모든 것을 이루는 능력의 열쇠는 우리가 꿇고 있는 무릎에 있습니다.
“조금도 의심을 품지 말고 오직 믿음으로 구하십시오. 의심을 품는 사람은
바람에 밀려 흔들리는 바다 물결 같습니다.
그런 사람은 아예 주님으로부터 아무것도 받을 생각을 말아야 합니다”
(야고 1,6-7).
기도의 대가들의 공통점은 자신들이 청한 기도의 내용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갖고 기도했다는 데 있습니다.
믿음을 갖고 기도하게 되면 그만큼 힘 있는 기도를 하게 되고,
그에 비례하여 응답을 받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의심하는 기도를 듣지 않으십니다.
믿음을 갖고 드리는 기도만을 들어주십니다.
넷째, 합심하는 기도입니다. 이는 큰 효력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라미에르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 험한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나그네인 우리 모두는 너무 나약하기 때문에
도중에 쓰러지지 않도록 서로서로 형제들의 팔을 붙들어 주어야 한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구원과 은총을 얻기 위하여 모두 하나로 뭉칠 것을
특별히 요구하신다.
기도는 우리 모두의 마음과 목소리를 하나 되게 해준다.
우리가 한 덩어리가 되어 바치는 기도 속에 우리의 힘이 들어 있고,
그 힘은 막강하여 아무도 당해 낼 수 없게 된다.
그러므로 어서 우리의 기도와 노력과 소망을 한데 뭉치도록 서두르자.
이 모두는 각기 스스로의 힘을 지니고 있긴 하지만, 서로 뭉치어 하나 될 때
누구도 당해 낼 수 없는 더욱 강력한 힘이 될 것이다.”
그래서 이스라엘의 킹메이커 사무엘은 자신이 공동체를 위해 기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자의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나도 너희를 위하여 기도하리라.
기도하지 않는 죄를 야훼께 짓는 일은 결코 없으리라.
나는 너희에게 무엇이 좋고 바른 일인지를 가르쳐 주리라”
(1사무 12,23).
물론 여기에는 성모 마리아와 천사들과 성인 성녀들의 기도도 포함됩니다.
곧 성인들의 통공에 의지해서 기도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빌라의 데레사 성녀는 아주 중요한 기도 제목이 있을 때
성 요셉의 전구를 즐겨 청하여 매번 크나큰 도움을 받았다고 합니다.
해 보십시오. 방법은 간단합니다. “성 요셉(또는 다른 이름),
저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하면 됩니다.
-차동엽 신부 저 「여기에 물이 있다」 에서 발췌(가사방에서 옮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