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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그대 음성 /// 雪花 박현희

까치산 2011. 5. 17. 10:10

      ♠ 그리운 그대 음성 ♠ - 雪花 박현희 - 바람이 몹시 스산하게 불고 비마저 부슬부슬 내리는 탓일까요. 오늘은 왠지 따스한 그대의 음성이 더욱 듣고 싶군요. 하지만 다시는 전화하지 말라며 냉정히 뿌리치던 그대였기에 그대에게 다시금 전화를 건다는 것은 어쩌면 내겐 두려움 그 자체이지요. 여보세요 라는 짤막한 음성 뒤에
      정적만이 흐르는 무응답이어도 좋으니 그냥 목소리가 듣고 싶었노라고 별일 없이 잘 지내느냐고 그 말만이라도 할 수 있게끔 왜 전화했느냐며 제발 내게 따져 묻지는 말아 줄래요. 창문을 타고 주르르 흘러내리는 빗물에 그리움마저도 촉촉이 적시며 아무래도 오늘은 내 마음이 괜스레 더 우울한 탓인가 봐요. 수화기 저편에서 들려오는 그리운 그대의 음성이 오늘따라 왠지 더욱 듣고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