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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 박인걸

까치산 2012. 11. 30. 10:23

      ▒ 호수 / 박인걸 ▒
      
      호수에 오면 내 마음이 가라앉는다.
      고향만큼이나 넉넉하게
      받아주기 때문이다.
      호수는 언제나 푸근하게
      하늘과 구름과 산도 품는다.
      산이 저토록 아름다운 건
      호수에 몸을 담그기 때문이다.
      사납게 뛰놀던 바람도 
      호수에 이르면 순해지지만
      호수에 비친 내 모습은
      아직 일렁거리고 있다.
      호수에 나를 빠트리고
      며칠만 잠겼다 다시 나오면
      내 마음과 눈동자도
      호수처럼 맑아질 것 같다.